요셉의 이야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등장이 없다는 것이다. 구약의 다른 많은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에는 하나님과 그들의 직/간접적인 대면이 중요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요셉의 이야기에는 그런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사람들의 꿈을 해석하고, 요셉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호의적인 대접을 받고, 하는 일마다 형통하게 되는 등의 일들은 하나님의 동행과 축복의 증거이겠지만 '너를 내가 축복하겠고 크게 세우리라~~!!'나 '너는 이러이러한 일을 행할 지니라'와 같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약속이나 명령은 없었다는 것이다. (요셉이 꿈을 해석해 줄 때마다 하나님께 나아가서 기도한 후 말씀을 받아 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반면 요셉의 이야기에서 특이한 것이 있다면 17세의 나이에 꾼 꿈일 것이다. 그 꿈의 내용을 가족들과 나눈 것이 결국은 형들의 시기심을 증폭시켰고 나중에 팔려가게 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니 어찌보면 이 꿈은 요셉에게 있어 불운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꿈이 요셉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었음을 알고 있고, 요셉 또한 그렇게 믿었으리라 생각된다. 요셉이 그 꿈에 대해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면 가족들과 나누지도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그렇게 싫어하는 형들에게 두 번째 꿈은 더더욱 나누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요셉의 이야기 전반에 걸쳐 꿈이라는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기에 우리는 요셉을 꿈꾸는 청년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꿈은 요셉에게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아마도 요셉은 그 꿈을 하나님의 약속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족들에게 그 꿈의 내용을 전했던 것이 아닐까? 아무튼 요셉이 그 꿈을 하나님의 약속으로 받아들였다면 거기에서부터 문제는 시작된다. 하나님의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약속을 받은 후 곧 형들에게 버림받고 종으로 팔려가는 현실, 애굽에서 보디발의 눈에 들어 순탄한 길로 접어드나 했더니 그 아내로 인해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히는 현실, 간수장의 눈에 들어 형통해지면서 곧 관원장들을 만나 꿈을 해석해 줌으로 한 줄기 희망을 갖게 되지만 관원장이 감옥을 나가자마자 자신의 이야기를 잊게 되는 현실...요셉이 순차적으로 만난 이 현실들은 자신이 17세 나이에 꾼 하나님의 약속의 꿈과는 오히려 반대되는 현실이다. 결국, 자신이 꾼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까지 요셉은 12년 남짓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과연 그 기간 동안 요셉은 어떠했을까? 하나님의 약속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힘들어 했을까? 더구나 요셉의 이야기에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하나님의 직접적인 위로나 약속이 없지 않았던가?! '요셉아, 내가 전에 보여준 꿈대로 너를 성공시킬테니 걱정하지마...조금만 더 참고 힘내렴...'이런 이야기를 찾아볼 수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그런 요셉의 방황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요셉의 태도에서 늘 나타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실함과 겸손함이다.
요셉이 바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
창 41:16
드디어 바로 앞에 선 순간, 요셉은 그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을 하며 하나님께 대한 신실함의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자신을 종으로 팔았던 형들 앞에 다시 서서 자신을 밝혔을 때도 그들을 원망하기 보다는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밝힘으로 그 모든 상황에 대해 겸손함의 태도를 보인다.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이 땅에 이 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년은 밭갈이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
창45: 5-8
요셉에게 있어 모든 상황과 현실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과 뜻에 따른 것이었고, 그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저 순종과 신실함을 일관되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하나님의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격을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 묵상을 하게 되었을 때는 또다시 어제의 실험의 실패로 인해 씁쓸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갔을 때였다. 과연 내가 주님의 뜻에 따라 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주님의 뜻은 다른 곳에 있는데 내가 미혹함에 이끌려 이곳에서 주님의 뜻이라 믿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며 주님께 기도할 때 주신 생각이 바로 요셉에 대한 생각이었다. 과연 요셉이 받은 하나님의 약속과 실제 그가 지나갔던 현실은 어떠했는가, 그리고 그에 대한 요셉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그리고 그런 요셉의 태도를 생각하며 내려와 책상 앞에 앉아 요즈음 읽고 있는 Dr. James Maloney의 'The Dancing Hand of God'을 펼쳤을 때 만난 내용이 바로 요셉에 대한 내용이었다. What a confirmation!!
BUT WE WILL BE TRIED
A pastor once chided me, "why do you stir people up and awaken hopes? Why do you get people to believe they will be healed, delivered, revived when you know it won't happen? Why do you set them up when they'll only be disappointed?"
That bothered me...for about two seconds.
I then wanted to become a David to this poor, disenchanted pastor. I realized that's how God operates. He awakens hopes and desires within us that in the natural seem utterly impossible to be fulfilled. He makes us a promise and then permits circumstances to come out and try us. He blesses us and then tries us with a promise. The word try means "to purify and refine." As in Psalm 105:19, "Until the time that his word came to pass, the word of the Lord tested him." This is speaking of Joseph sold into slavery at eighteen. He had to wait twelve long years for the fulfillment of the word. He was tried by the word-by the promise. The very promise itself tried him as a person. The word refined and purified Joseph from impurities-it wasn't simply his circumstances. That's important to note. It isn't so much God trying us as the word itself that tries the people to whom it is given.
Lamentations 3:33 declares, "For He does not afflict willingly [from His heart], nor grieve the children of men." The apostles are called to ask a question: "Are you going to believe His words, or your circumstances?" One's circumstances simply say, "No, this won't work." But the promise of the Lord will try and test and refine, and then it will pay off. We have to separate these stages to avoid disappointment. As Luke 1:45 shows us, there will be a fulfillment of those things promised you by the Lord for those who continue to believe.
from 'The Dancing Hand of God' by Dr. James Maloney
물론 아직도 혼란스럽고,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번 기도할 때마다 academia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품게 하시는 것도 사실이기에 쉽게 포기하고 떠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생각 같아서는 믿음으로 취하고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가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직 나의 믿음의 뿌리가 얕은가보다. 매번 이렇게 흔들리고 힘든걸 보면...지금이 어떠한 상황이든지, 지금 이 길이 주님의 뜻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더라도, 지금 힘을 보태주시는 분은 주님이시니 그 힘이 다할때 까지는 가보려한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타이밍에 맞게 확실히 이끌어 주시겠지. 그 때까지 요셉이 보여주었던 모습을 기억해야 겠다. 그 신실함과 꾸준함과 겸손함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