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가 막 지난 무렵 런던 서부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29살의 남성이 층계참에서 떨어져 6인치 못 위로 떨어졌다. 못은 그의 부츠를 뚫고 거의 발등까지 파고들었다. 상상도 못할 고통에 신음하는 그를 동료들은 즉각 구급차에 태웠고, 구급차는 서둘러 그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못이 조금만 움직여도 그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기 때문에 응급실 의사들은 재빨리 수술 전에 졸음이나 의식을 잃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미다졸람으로 그를 진정시켰다. 곧이어 의사들이 모르핀보다 100배는 더 강력한 진통제로 주로 말기 암 환자에게 처방하는 펜타닐을 추가 투여한 것을 보면 그 청년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환자를 진정시키고 통증을 제어하며 의사들은 그의 부츠를 조심스럽게 벗겨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작업 부츠를 다 벗겨냈을 때 그들은 놀라운 일을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환자의 발가락 사이로 못이 깔끔하게 지나갔던 것이다. 상처라곤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299p)
해리 벡위드 지음, 이민주 옮김 '언씽킹 Unthinking - 행동심리학이 파헤친 인간 내면에 관한 매혹적 통찰' 중에서 (토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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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우리의 느낌을 바꾼다."
우리가 느끼고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는 않습니다.
공사장에서 6인치 못 위로 떨어진 한 영국 청년. 그는 틀림없이 자신의 발에 못이 찔렸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모르핀보다 100배나 강력한 약물까지 필요했을 정도로 엄청난 고통의 느낌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못은 발가락 사이로 아무 상처도 남기지 않고 지나갔지요.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의 몸이 종종 우리의 뇌를 속이는 것처럼 우리의 뇌도 우리의 몸을 속인다는 것이지요.
못에 찔린줄 알았던 한 영국인 청년의 흥미로운 사례를 보며 우리가 최선이라고 믿고 내렸던 선택이나 결정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3/8/2011 예병일의 경제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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