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목요일

봄 비의 영성

강력한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더 강한 기름 부으심과 더 강한 능력의 나타남에만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지난 일 년 조금 못되는 시간 동안의 경험은 나의 신앙 생활에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곳을 통해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점차 느끼게 되면서 집중하게 된 것이 바로 '주님의 사랑'이었다.

사랑이 있는가?
찬양에, 기도에, 설교에, 개인 사역에 인간적인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사랑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면서 나를 돌아 보았을 때, 어느덧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강한 성령의 기름 부으심과, 더 강한 영권과, 더 강한 기적의 역사만을 구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랑이 있는가?
내가 정말 찬양할때 주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 사랑을 통해 내 심령에서 나오는 기쁨과 감사함으로 주님을 높여드리고, 주님께 받은 그 사랑을 다시 올려드리고 있었는가?
내가 부르짖으며 기도할때 나는 과연 그 분의 사랑을 구하고 있었는가? 그저 악한 영들의 영향력을 대적할 수 있는 더 큰 권능과 눈에 보이는 은사만을 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설교 말씀을 통해 나는 무엇을 공급받으려 하고 있었던가? 우리의 삶의 힘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주님의 사랑을 말씀 속에서 발견하려고 했던가?
영안 사역을 하는 나의 마음 가짐은 무엇이었던가? 그 영혼을 사랑하고 그 내면의 상처를 주님의 사랑을 통해 치유하고픈 그 간절한 마음이 있었던가? 주님의 사랑을 그 심령에 심어주고, 그 사랑을 깨닫게 해 달라는 그 절실한 마음이 있었던가?

나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면서도 여전히 강력한 기름 부으심을 구하며 기도하던 나에게 어느날 주님이 주신 감동이 있었다.

"너는 강력한 기름 부음을 구하고 있지만, 봄 비와 같은 기름 부음이 더 좋은걸 아니? 난 봄 비와 같은 기름 부음이 좋단다."

봄 비??
어느덧 캘리포니아에서 살아온 시간이 7년째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잊어가고 있던 한국에서 맞던 그 봄 비를 잠깐 떠올려 보았다.
마치 안개와 같이 흩뿌리며 날리는, 그런 비.
우산을 써야할 지 말아야 할 지, 때로는 이게 비가 오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내리는 그런 흩날리는 비.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도 모르겠기에 우산을 펴기 쑥쓰러워 그냥 걸어나가게 하는 그런 비.
하지만 그런 빗속을 걷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옷이 젖어있음을 문득 깨닫게 하는 비.

아마도 주님은 그런 기름 부으심을 말씀하신 것 같다.

너무나도 그 임재가 강력해서 온 몸이 떨리고 감격의 눈물이 나는 그런 기름 부으심을 경험하는 것도 분명 우리의 신앙 생활에 유익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강력한 역사하심을 통해 회개하고 신앙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그 경험이 너무나도 강력한 나머지 그 뒤에서 역사하시는 분이 성령님이고 예수님의 사랑을 통한 것이라는 것을 잊는다면, 그래서 매번 그런 강렬한 현상만을 쫓게 된다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크게 느끼진 못할지라도, 내 옆에 계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구하며 친구와 대화하듯 그렇게 대화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분명 어느 순간 나의 영적인 옷이 흠뻑 젖어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성령 충만의 열매들이 우리 삶의 변화를 통해서 나타나는 것은 이런 봄비와 같은 성령 충만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경험할 때가 아닐까?

무소부재하신 주님은 우리가 마음을 열고 찾기만 하면 항상 우리에게 찾아오실 수 있다. 우리가 할 것은 단지 믿음으로, 항상 주님을 부르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런 삶이 우리의 일상이 될 때 우리는 너무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은 하지만 충만하게 임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기쁨으로 따르게 될 것이다.

주님, 오늘도 봄 비와 같이 저에게 임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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