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연휴이다. 미국의 가장 큰 휴일중 하나인 Thanksgiving에는 가족들이 다 모여서 큼지막한 turkey를 구워먹고 다양한 음식을 나누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자그마한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자녀들이 성장하여 다른 주로 떠나 제각기 자신의 삶을 이루어 가면 쉽게 만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기에 미국의 명절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명절을 지내온 나같은 경우야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터키를 썰어 먹는 것도 그다지 큰 감동이 되질 않고 호박 파이나 사과 파이 같은 것도 '와~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고보면 수많은 종류의 음식이 연이어 나오고 다같이 모여 웃고 떠드는 한국의 명절 문화가 훨씬 더 다이나믹하고 활기찬 느낌인 것 같다. 내가 한국사람이라서 그런 것이려나??
아무튼 추수감사절을 맞아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집사님 가정을 초대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국에 와서 여러가지 힘든 일들을 겪으시고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온 가족이 하나님을 의지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가정이다. 점심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학교를 구경하러 갔다. 우리 학교야 워낙 작은 학교이기에 다 돌아보는데 20분도 채 안걸리는데 왠일인지 다같이 다니며 여기저기서 사진찍고 놀다보니 거의 2시간이 걸렸다. 매일 다니면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구경을 시켜주다보니 학교 곳곳에 단풍이 이쁘게 져있었다. 울긋불긋한 단풍들을 보면서,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보면서, 즐거워하며 사진찍기에 정신이 없는 아이들과 집사님 부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매일매일 지나가는 일상이 되어있는 공간이 저들에게는 그렇게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 번듯하게 지어놓은 공원도 아닌 그저 학교 캠퍼스일 뿐인데 곳곳을 온 가족이 함께 다니며 즐거워하는 모습...그들에게는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그 나들이가 너무나도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인 것이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바빠 온 가족이 다함께 시간을 내서 모이기도 힘든 그 가정...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만에 본 단풍과 낙엽으로 해맑게 웃으며 즐거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참으로 감사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그동안 얼마나 감사함을 잊고 살았는지도 깨닫는 시간이었다.
일년동안의 수확물을 놓고 기뻐하는 가운데 축제를 벌이며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된 Thanksgiving day.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 기쁨을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있나 생각해본다. 크리스찬이라고 하면서도 그저 Thanksgiving이면 터키를 주문해서 먹는것만 생각하고, Thanksgiving day 다음날인 Black Friday만을 고대하며 이번에는 또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사람들. 조금이라도 더 나은 deal을 얻고자 새벽부터 mall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그 열정으로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돌린다면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뻐하실까? 나부터도 고개숙여 회개케 된다. 감사함 보다는 가진것이 없음으로 인해 오히려 힘들어했던 어제의 모습이 떠올라 더 죄송하다. 일이 생각만큼 진행되지 않음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고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하루종일 방황했던 며칠전 일이 생각나 또 아버지께 죄송했다.
도대체 감사하는 마음은 어디로 갔는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수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수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그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뇨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사 1:11-12
우리는 추수 감사절 예배를 드리고 추수 감사절 감사 헌금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진정한 감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결국 하나님의 마당에 고스란이 뿌려놓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헛된 수고와 노력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니던가?
내 삶 중의 감사하는 마음을 돌아볼 필요를 느낀다. 항상 감사하는 것. 감사하는 마음은 한결같은 하나님의 사랑을 내가 진실되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거울이라 생각된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16-18
감사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주여 내게 말씀하시옵소서 제가 따르겠나이다!'라고 기도하고 있으면서도 삶에 감사함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나는 하나님께서 말씀만 하시면 바로 행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기에 행하지 못한다고 변명을 늘어놓는 것과 같다. 도대체 무엇을 듣기를 원한다는 말인가? 내가 기도할때도 자주 내뱉었던 말이기에 더 부끄러움을 느낀다.
기뻐하라고 하셨고, 기도하라 하셨다. 범사에 감사하라 하셨다. 이것이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이라 하셨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우리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면-기쁨으로 충만해야하고, 감사가 넘쳐나야 하고, 늘 무릎꿇고 기도하는 삶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말 그대로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려야 하는 날을 보내며, 다시 한 번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본다.
매번 듣고 깨달아도, 잊고 잊고 또 잊는 나 자신에게도 한결같음으로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
주님 말씀하여 주심을 감사합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않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주님의 뜻을 받들어 행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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